‘현 중1’ 2028 대입개편안 ‘2024년 2월 확정’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22일 확정됐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총론, 각론을 모두 개정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새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에 맞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단위와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명시했다.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교 내신은 현행 1∼9등급제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된다. 전체 수업량은 현 204단위(2890시간)에서 192학점(2560시간)으로 줄어들며 과목당 기본학점 역시 축소한다.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선택과목이 다양해진다. 고등학교의 경우 선택과목에서 ‘융합 선택 과목’이 추가됐다. 1학년은 공통과목을 위주로 수강한 뒤 2∼3학년 때 학생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 선택과목', '진로 선택 과목', '융합 선택 과목' 중 학생이 자율적으로 골라 수강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현 중1인 2025학년 신입생부터 적용한다. 이들은 2028학년 대입을 치르게 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수능 출제 범위 변경이 불가피하다. 선택과목이 바뀔 뿐 아니라 절대평가(성취평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2028학년 대입제도 개편안은 2024년 2월까지 최종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유의해야할 점은 2028대입개편에 따라 교육과정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대입개편이 계속해서 미뤄지며 교육과정을 먼저 발표했다. 하지만 전 정권에서 고교학점제를 먼저 발표하고 정시확대를 추진하며 엇박자가 이뤄졌던 것처럼 교육과정과 대입개편이 호응 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고교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뿐 아니라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특목고의 전문계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자사고 외고가 존치될 경우 다시 개정될 수 있는 셈이다.
고교학점제는 고교 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이유로 교원의 반대가 상당했다. 내신 절대평가, 대입 등 평가 방식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다양한 과목 개설의 기본인 교원 충원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거기에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1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2025년까지 도입한다고 보장은 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연기될 전망도 비춰졌다. 이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해부터 TF(테스크포스)를 만들어 보완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보완할 사안이 많다”며 연기설에 대해서는 “목표 시점을 늦추겠다는 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을 피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되면서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에 따라 학점 기반으로 운영한다.
다양한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과목을 신설하고 재구조화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현 중1적용.. 2028 대입개편안 ‘2024년 2월 확정’>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2025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연차 적용한다. 대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기존 단위와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이는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다양한 수업 선택을 위해 국어 영어 수학 교과 이수학점은 81점 이하로 규정했다. 선택권을 확대하고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융합선택과목을 신설하는 변화도 있다.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028 대입과 수능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번 개편에 따르면 수능의 주요 출제범위인 ‘일반선택’에 절대평가 방식인 ‘성취평가’가 적용되고 전 과목에 ‘미이수제’가 도입돼 학년이 끝났어도 해당 과목의 학점을 취득하지 못할 수 있다. 대입 제도 개편이 불가피한 이유다. 반대로 대입개편에 따라서 현 교육과정이 무력화될 수도 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2024년 2월까지 최종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 주요 변화.. 수업 시간 축소와 융합선택과목 신설 ‘선택 다양화’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융합선택과목이 신설됐다. 학습자의 진로와 적성을 중심으로 비판적 질문, 실생활 문제해결, 주요 문제 탐구 등을 위한 글쓰기, 주제 융합 수업 등 실제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과목을 신설하고 재구조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공통과목 일반선택 진로선택으로 이루어진데서 융합선택을 추가한 셈이다. 융합선택과목은 교과 내 혹은 교과 간 주제를 융합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는 과목이다.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선택과목을 다른 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게 된다.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된 수업도 이수할 수 있다. 따라서 1학년 때 공통과목을 듣고 2학년부터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과목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고교 3년간 수업시간은 기존 204단위(2890시간)에서 192학점(2560시간)으로 줄어든다. 1학점은 50분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각 과목은 학기당 기본 4학점(체육, 예술, 교양은 3학점)으로 배정됐다. 일부 과목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국어 영어 수학은 81학점까지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는 8학점, 과학은 10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한국사는 6학점, 체육 예술은 10학점, 기술가정 정보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은 16학점 등 필수이수학점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된다.
-고교 과목별 변화.. ‘과목 신설 초점’
개정 교육과정은 교과별로 다양한 과목을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국어의 경우 비판적 사고 역량과 서술/논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제 탐구 독서’, ‘독서 토론과 글쓰기’ 등 독서/작문 연계 활동을 강화하는 과목을 신설했다.
수학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 등에 따른 ‘실용 통계’, ‘수학과 문화’, ‘직무 수학’ 등 선택 과목을 신설했다. ‘행렬’이 부활한 점도 눈에 띈다. 행렬은 2000년대 중반까지 고교 수학 교육과정에 포함됐다가 학습 부담으로 '수포자'를 양산한다는 비판 때문에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제외된 바 있다. 그간 일부 학계와 교육계에선 인공지능(AI) 이해를 위해 행렬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공통과목에 '행렬과 연산' 단원이 부활했다.
영어의 경우 ‘공통 영어’를 통해 영어의 기초적인 소양을 함양한 후, 학생의 진로를 고려한 ‘직무 영어’, ‘영어 발표와 토론’ 등 진로 선택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 영어를 응용할 수 있는 ‘실생활 영어 회화’, ‘미디어 영어’, ‘세계문화와 영어’의 융합 선택 과목도 신설한다.
사회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도록 ‘정치와 법’을 ‘정치’, ‘법과 사회’로 분리하고, ‘세계시민과 지리’, ‘도시의 미래 탐구’, ‘금융과 경제생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등의 선택 과목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도록 신설했다. 과학은 ‘통합과학’에서 과학적 기초역량과 통합적 이해를 강조하고, 과학 분야와 진로/융합영역에서의 과목 개설을 통해 과학적 역량 함양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사의 경우 고교 한국사 교육과정 시안에서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주의’ 용어는 명시됐다. 고교 한국사 과목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라 고대 고려 조선 등 근현대사 성취기준(단원) 3개가 추가됐다.
- 2025 도입 고교학점제.. “보완방법 논의중”
관심이 집중되는 요소는 역시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지난해 마이스터고에 이어 올해 특성화고까지 고교학점제를 선제적으로 전면 도입했으며, 일반계고 84%도 연구/선도학교 등으로 지정돼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현장 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교육 현장과의 괴리가 큰 정책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져왔다.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장 차관은 “목표 시점을 늦추는 것은 아직 결정이 되지는 않았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보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앞선 7월 고교학점제 현장 안착을 위해 교원, 전문가, 시도교육청 등 교육 분야의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고교학점제 점검 TF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연말인 지금, 고교현장이 납득할 만한 개선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되려 수시전형 신뢰 하락의 원인을 교사에게 전가해 논란이 됐다.
올해 중1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해 2028학년 대입을 치르게 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구체적인 계획은 4년예고제에 따라 2024년 2월까지 대입제도 개편안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 자사고 외고 존치 시 '개정 필요'.. '전문교과Ⅰ 보통교과로 통합'
교육과정은 얼마든지 다시 개정될 수 있다. '수시 개정' 체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교육과정은 '2025년 특목자사고 일괄폐지'의 내용을 담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이번 교육과정 역시 특목고에서 배우던 전문교과Ⅰ이 보통교과로 통합됐다. 2015개정에 따르면 보통교과에서 분리해 전문교과로 제시했다면 이번 개정을 통해서는 전문교과를 보통교과로 통합하므로서 학생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정에 대해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도록 이미 법령이 개정돼 있기 때문에 개정 법령을 반영해 전문계열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고 외고 존치 시 전문계열을 선택해 교육시킬 수 있도록 국가교육위원회와 충분히 협의하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어고를 폐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사고 외고 폐지 논란이 정상화로 일단락 된 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손질이 예상되는 셈이다.
<초/중학교 디지털 소양 강화>
디지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초/중학교는 정보 수업 시수가 2배 늘어난다. 초등학교는 5∼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단원 시수를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는 '정보' 과목 시수를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편성한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체험형/실습형 안전 교육도 강화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안전교육 시수를 현행 64시간으로 유지하되 현재 '안전한 생활' 교과에서 배우는 안전 교육을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과와 연계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그 외 변화의 경우 초등학교에서는 1/2학년의 국어 시간이 기존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기초 문해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중학교 1학년 내내 지필시험을 보지 않는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1개 학기만 선택해 운영되는 자유학기제로 축소된다. 그동안 4개 영역에 170시간을 편성해 운영해야 했지만 이를 2개 영역 102시간으로 줄였다. 대신 진로 체험 취지는 고교 진학 전 ‘진로연계교육’을 신설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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