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정시확대 이후 확대일로이던 검정고시의 향배는 올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당장 올해는 물론 향후 입시에서도 정시를 겨냥한 전략적 고교 자퇴는 결코 유리한 선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최근 입시 흐름을 보면 겹겹이 악재가 쌓여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실제 2024학년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신입생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이 189명으로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검정고시생 규모는 문재인정부의 정시확대 이후 나날이 증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검정고시생에 불리한 악재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교육부의 정시축소 언급과 대학의 전형 다각화, 확대된 지역인재 모두 검정고시에는 불리한 환경이다. 검정고시생의 주요 대입 통로였던 정시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인 데다 2027, 2028대입으로 흘러갈수록 하나 둘 불리한 입시환경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입시 흐름에서 검정고시는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정시 문호 자체가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상위대학 중심으로 정시에서 학생부 반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 최근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과 연계해 정시 축소 가능성을 비춘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공정성 강화방안의 후퇴가 불가피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전히 수시가 60%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시 문호까지 줄어들면 수능100%로 선발하는 인원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에서의 학생부 반영흐름도 만만치 않다. 2023학년 서울대를 시작으로 2024학년 고려대, 올해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사범대)까지 정시 수능전형에 교과를 반영한다.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지는 만큼 차후에는 정시 학생부 반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제 전문가들은 “묻지마 검정고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이미 검정고시가 대입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하는 모양새다. 최고학부인 서울대 입결을 살펴봤을 때, 학생부 반영 이후 검정고시 출신 합격자가 줄었을 뿐 아니라 수능 점수가 높았던 학생도 다수 불합격한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 비교내신 격인 학생부 대체 서식의 준비도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지방 자퇴생의 경우 지난해 지역인재전형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자퇴를 택하면 지역인재 지원자격을 포기하는 꼴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대한 공교육 현장에서 사회생활에 준하는 경험을 쌓으며 수시 중심 대입을 노려보는 것이 방법이라는 조언도 건넸다.

<2023 학업중단율 2% ‘상승’.. 상위15개대 검정고시생 1.73% ‘증가세’>
정시확대 이후 나날이 증가하던 검정고시는 정점을 기록한 가운데 교육계에선 우려의 시선이 쏟아진다. 고교를 이탈하는 학생, 소위 자퇴생이 늘었다는 것은 공교육 붕괴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도 좋은 선택일지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2019년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 이후 학생부가 정량평가되고 정시까지 확대되면서 의도적으로 자퇴 후 수능전형에 뛰어드는 학생까지 증가하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자퇴 후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수험생은 증가세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2024학년 신입생 출신 고교 유형을 살펴본 결과, 검정고시 출신이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학년 1.1%, 2021학년 1.2%, 2022학년 1.3%, 2023학년 1.37%, 2024학년 1.73%로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SKY로 범위를 좁혀봐도 2024학년 SKY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189명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학년 80명, 2019학년 82명, 2020학년 108명, 2021학년 138명, 2022학년 142명, 2023학년 155명에 이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교 학업중단학생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2024년 5월 공시 기준 학교알리미 2379개 고교를 분석한 결과, 가장 최근인 2023년엔 2만5792명이 이탈했다. 2019년 2만3812명, 2020년 1만4455명, 2021년 2만116명, 2022년 2만3980명, 2023년 2만5792명의 추이로 코로나 변수가 있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비율로는 2%를 기록하며 2022년 1.9%보다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상위 대학에서 검정고시생이 증가한 이유는 전략적 고교 자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 이후 삐끗한 내신등급을 만회하기 어려워지자 한 시험만 망쳐도 바로 수능전형에 뛰어드는 것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기존엔 학교 활동으로 성적 하락을 커버할 수 있었다면, 학종 비율 축소로 만회가 어려워졌다. 특히 학생부 역시 자소서 수상기록 자율동아리 등 비교과 영역이 축소된 상황에서 내신 1등급을 놓쳐버렸다면 수시로는 최상위권 대학 진학이 어렵다고 판단, 확대된 정시에 올인하고자 아예 자퇴 후 검정고시에 ‘올인’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사고나 특목고 등 중학교에서 상위권을 하던 학생들이 모인 고교의 경우 내신에서 경쟁력을 잃으면서 자퇴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과고 교감은 “중학교 때 1,2등 하던 학생들이 고교에서 성적이 안 나오니 빠르게 포기하고 수능을 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성적이 생각만큼 안 나오면 자발적으로 또래들과 어울리지 않고, 결국 도태되고 검정고시로 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에도 3명 정도가 이탈했다”고 말했다.
물론 전체 고교의 학업중단률이 높아지는 배경엔 대입이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양서고 진학담당교사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입시지도 등 컨설팅을 해보면 단체생활이 힘들거나 집안이 어려운 학생 등 다양하다. 갑자기 대입 때문에 자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대치동 대형학원 입학팀장은 “성적이 낮은 학생부가 원인이라기보단, 기본적으로 최근 사회적인 시선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정고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줄어 전보다 쉽게 자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전형 개선 시 정시30% 축소”.. 공정성강화방안 후퇴 신호>
향후 대입은 정시 비중 축소 가능성도 비춰진다. 2028대입개편까지 정시40% 유지를 고수하던 교육부가 5일 발표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이하 기여대학사업)을 통해 정시40% 완화 가능성을 비췄기 때문이다. ‘전형 운영 개선(2022개정교육과정 연계성 제고 등)’을 통해 고교학점제를 반영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할 경우 40%로 고정된 비율을 30%까지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공정성 강화방안의 후퇴가 불가피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그간 정시40% 폐지를 강조해온 서울대부터 고대 연대 등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비중 축소에 동참하고 학종을 중심으로 수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학생부 중심 평가를 지향하는 서울대를 넘어 고대와 연대 역시 정시 비중을 축소하고 기존 교과전형과 수능전형의 정성평가 도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입에서의 정시 축소는 사실상 예고된 셈이다.
현재 검정고시생의 주요 대입 통로는 정시 수능전형과 논술100% 반영의 수시 논술전형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정시 축소 가능성을 열어뒀을 뿐 아니라 폭증하는 논술전형을 경계하기 위해 대학에 새로운 전형 개선 아이디어를 요구한 만큼, 2028학년에는 검정고시생의 대입 문호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검정고시 과연 좋은 대안일까.. 전략적 검정고시?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입이 검정고시생에게 생각보다 유리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상위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에 교과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교육부까지 정시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 검정고시생의 주요 대입 통로였던 수능100% 수능전형의 문호가 대폭 축소되는 셈이다.
최근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수능전형에서의 교과평가 반영 흐름이 뚜렷하다. 서울대(2023학년) 고대(2024학년) 부산대(의예/치의예, 2025학년)에 올해 연대 한대 성대(사대)가 수능전형에 교과를 반영한다. 이미 입시를 치른 서울대와 고대의 사례를 살펴보면, 입시결과에서도 검정고시생이 유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되레 불리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서울대는 실제로 정시 합격생 중 검정고시 출신자가 줄었을 뿐 아니라 고대는 아예 교과우수전형에서 검정고시생의 지원이 불가하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이미 검정고시가 대입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데 어느정도 공감하는 모양새다. 최고학부인 서울대 입시를 살펴봤을 때,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학생부 대체서식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교과평가에서 최저점 처리가 된 것 같다는 사례가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대 교과반영 원년인 2023정시 선발결과를 살펴본 결과, 검정고시 출신은 2022학년 3%(33명)에서 2023학년 1.6%(22명)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서울대는 수시 전 전형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만큼 학생의 고교 활동을 깊게 살피는 바, 교과평가에서 검정고시생의 낮은 점수는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대학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연대와 한대의 경우 정시에 반영하는 학생부 교과점수를 수능 성적으로 비교 평가한다고 밝혔기 때문. 교과 반영이지만 수능 반영인 셈이다.
지방의 자퇴율 역시 높아지는 가운데 지방의 경우 검정고시보단 학생부를 활용한 수시전형이 훨씬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의대증원 영향으로 지역인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수도권보단 지방의 자퇴율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지방의 경우 자퇴 시 해당 지역에 수년간 거주해도 지역인재 자체를 지원할 수 없게 되니 불리하다.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부 자퇴생들은 자퇴 후 수능을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지만 이는 입시정보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지방 고교생의 자퇴를 우려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사실상 비교내신으로 불리는 학생부 대체서식 마련이 되레 더 까다롭고 좋은 평가를 얻기도 어렵다고 강조한다. 수시에서 활용되는 학생부 대체 서식의 경우 대학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자소서와 같은 활동 기재 형식을 활용한다. 논술전형과 수능전형에서는 논술 성적 또는 수능 성적에 의한 비교 내신(평가)을 반영한다. 이때 자소서 형식의 학생부 대체 서식의 경우 대개 중학교 졸업 후 고교 재학기간에 준하는 기간 참여한 활동 또는 봉사활동을 기재하도록 한다. 사실상 활동 나열에 불과하다. 고교 생활에 충실히 참여한 학생의 학생부와, 활동 위주의 학생부 대체서식을 비교했을 때 학생부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입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