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올해 첫 모의고사인 2026 3월학평(2025년 3월 실시)에서 ‘사탐런’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 응시인원이 총 44만9468명으로 전년 35만492명 대비 10만명 가량 증가한 반면, 과탐은 24만6557명으로 전년 28만5536명 대비 약 4만명이 감소했다. 2024 3월학평에선 3만명대에 불과했던 사탐-과탐 응시인원의 격차가 2025엔 6만명대, 올해는 20만명대로 대폭 커진 것이다. 통상 3월학평 결과를 토대로 탐구 선택과목의 이동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사탐런이 이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입시업계의 분석도 나온다.
‘확통런’도 본격적으로 꿈틀대는 분위기다. 올해 3월학평 수학에서 확률과통계에 응시한 인원은 20만7722명으로 전년 대비 3만5961명이 증가한 반면, 미적분은 13만4133명으로 전년 13만9784명 대비 5651명이 감소했다. 기하 역시 전년 7334명에서 7118명으로 216명이 줄었다. 올해 고3 재학인원이 많아 수학 응시인원 자체가 3만94명 증가했지만, 확통은 그 이상으로 응시인원이 증가한 반면 미적분과 기하는 오히려 줄었다.
사탐런과 확통런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쉬운 사탐과 확통을 택해 응시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상위권이 밀집된 과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단, 응시자는 많고 최상위권은 적은 사탐이 고득점을 받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은 중하위권에서만 사탐런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상위권 학생들까지 사탐런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대는 물론 의약계열까지 ‘필수 응시과목 폐지’ ‘통합변표 사용’ 등 사탐런에 최적화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문계열 사탐 가산점까지 신설되면서 교차지원을 겨냥하고 사탐으로 선택과목을 바꾸는 수험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6 3월학평 사탐 응시 44만9468명 ‘대폭 증가’.. 과탐은 축소>
지난달 29일 실시된 2026학년 3월학평에서 사탐 응시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런’이 본격적으로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3월학평에서는 사탐 응시자가 44만9468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9만8976명이 증가했다. 불과 2년 전인 2024학년 3월학평엔 사탐 응시자가 32만1994명이었지만, 2025학년 35만492명에 이어 올해는 45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과탐 응시자는 24만6557명으로 2025학년 대비 3만8979명, 2024학년 대비로는 4만1979명 오히려 감소했다. 탐구 응시인원 자체가 전년 대비 2만9972명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사탐 응시의 증가폭이 유독 두드러진 셈이다. 사탐과 과탐 응시자 간 격차가 2024학년 3만3765명 수준에서 2025학년 6만4956명, 2026학년에는 무려 20만2911명으로 확대됐다.
과목별로 살펴봐도 사탐은 9개 과목의 응시인원이 일제히 증가했다. 특히 사회문화의 증가추이가 심상치 않았다. 2024학년 9만3053명에서 2025학년 10만4742명으로 1만1689명이 증가한데 이어, 2026학년엔 15만825명으로 4만6083명이 증가했다. 매년 가장 많은 응시자가 몰리던 생활과윤리를 뛰어넘고 최다 응시과목으로 오른 것이다. 생활과윤리 역시 응시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4학년 10만3451명에서 2025학년 11만2887명으로 9436명이 늘었고, 2026학년엔 13만6503명으로 2만3616명이 증가했다.
이어 윤리와사상(3만7140명) 한국지리(3만1582명) 세계지리(2만9020명) 정치와법(2만6156명) 세계사(1만6417명) 동아시아사(1만4006명) 경제(7819명) 순으로 응시인원이 많다. 전년과 비교해 세계지리가 7743명으로 많이 늘었고, 윤리와사상이 6651명, 한국지리 5371명, 세계사 4484명, 정치와법 2121명, 동아시아사 1568명, 경제 1339명이 증가했다.
과탐은 4과목의 응시인원이 모두 감소했다. 가장 응시인원이 많은 생명과학I 역시 올해는 9만526명으로 10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사탐에서 가장 응시자가 많은 과목과 2024학년엔 1689명 차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6만299명으로 격차가 대폭 커졌다. 지구과학I은 8만4914명으로 가장 감소폭이 크다. 전년 9만7060명에서 1만2146명이 감소했다. 화학I의 경우 2024학년 4만5837명에서 2025학년 4만5명으로, 올해는 2만8135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면서 과탐 중 최소 응시과목으로 꼽혔다. 물리학I은 4만2982명으로 전년 대비 5177명이 감소, 과탐 중에선 그나마 가장 감소폭이 적다. 3월학평의 경우 시험범위가 I과목까지로 제한된다.
<‘확통런’도 가세.. 확통 응시 20만7722명 ‘증가’>
수학에서도 뚜렷한 선택 과목 쏠림 현상이 포착됐다. 확률과통계 응시자는 20만7722명으로 전년 대비 3만5961명이 늘었다. 이는 2025학년 증가폭인 6615명의 5배를 웃도는 수치로, 확통 선택에 대한 수험생 쏠림이 뚜렷하게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미적분 응시자는 13만4133명으로 전년 대비 5651명 감소했다. 기하 응시자는 2024학년 8131명에서 2026학년 7118명으로 꾸준히 줄어들며 2년간 총 1013명이 감소했다.
전체 수학 응시자 수가 2025학년 대비 3만94명 증가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확통의 응시 증가폭(3만5961명)은 단순한 재학생 수 증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적분과 기하 선택자의 이탈이 확통으로 집중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적 선택자 감소폭이 2026학년 고3 증가폭(3만94명) 중 절반 이상을 잠식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국어에선 화작으로의 쏠림이 심화됐다. 2026학년 3월학평에서 화작 응시자는 23만1696명으로 전년 20만118명 대비 3만1578명 증가했다. 반면 언어와매체 응시자는 11만8067명으로 전년 대비 1403명이 줄었다. 두 과목 간 응시자 격차는 2024학년 8만123명, 2025학년 9만4714명에서 올해는 11만3639명으로 더 벌어졌다.
<2026 돌출 변수 ‘사탐런/확통런’.. 3월학평 이후 본격 확대되나>
‘사탐런’이란 자연계 학생이 수능 탐구 선택과목에서 전략적으로 과학이 아닌 사회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대학이 자연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능에서 필수로 과학탐구를 선택하도록 지정했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문이과 통합정책에 따라 사회탐구에 응시해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등장했다. 사탐런은 과탐보다 사탐이 고득점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과탐의 경우 개념이 충실해야 하는 만큼 기초 학업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반면, 사탐은 베이스가 없어도 기본 상식만으로 웬만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의대 지망생 등 최상위권이 밀집된 과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단, 응시자는 많고 최상위권은 적은 사탐이 고득점을 받기 쉽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2과목 모두 사탐에 응시하는 경우도 있고,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조합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5학년 새롭게 등장한 변수인 사탐런은 3월학평서부터 드러났다. 재학생 중심의 3월, 5월학평에서부터 언매/미적/과탐 응시생은 줄고 화작/확통/사탐 응시생이 늘었다. 6월모평에서도 탐구 2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기준, 9%(3만4297명)가 사탐+과탐 조합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에서 역시 사탐1과목+과탐1과목 응시생은 4만7723명으로 2024학년 1만5927명보다 3만1796명 증가했다.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22만5135명으로 통합수능 도입 이래 최대치, 과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17만4649명으로 통합수능 도입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2026대입에선 2025대입의 학습효과로 사탐런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예견된 결과라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면서 선택과목에 제한도 없애고 있을 뿐 아니라 통합변표 사용, 심지어 인문계열 사탐 가산점까지 신설하며 ‘사탐런을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2025정시 결과까지 나오면 학습 효과로 사탐런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심지어는 의약계열 역시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면서 중위권뿐 아니라 상위권 학생들까지도 사탐런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인문과 자연을 비교적 골고루 모집해 온 한의대는 물론 의대 약대까지 탐구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는 대학이 증가하면서 의약계열에 진학하려면 무조건 과탐에 응시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논리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다. 전국 의약계열의 2026전형계획을 분석한 결과 한의대는 사탐런이 오히려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구한의대와 원광대처럼 인문과 자연을 별도로 모집하면서 오히려 사탐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별도로 운영하는 한의대가 있기 때문이다. 과탐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아 사탐의 불리함이 없는 전형도 한의대엔 7개로 많은 편이다. 정시에서 과탐을 지정하지 않은 의대는 39개교 중 15개교, 약대는 37개교 중 12개교, 치대는 11개교 중 4개교, 수의대는 10개교 중 2개교다.
단 사탐런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시업계의 전망이 나뉜다. 특히 의약계열의 경우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과탐으로 지정한 대학이 더 많고, 선택과목을 폐지했더라도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불리를 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약계열 가운데 과탐 응시자에게 3~5%의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대학은 극소수다. 사탐 응시자도 이론적으론 지원이 가능하지만 과탐 가산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시는 ‘등급’만 보는 반면, 정시는 ‘백분위’와 ‘표준점수’로 복잡하게 유불리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접근이 필요기도 하다. 과탐 가산점과 대학의 변환표준점수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과탐이 표점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최근에는 대학이 사/과탐 통합변표를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사탐 고득점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연계열의 사탐 선택이 경우에 따라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사탐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맹신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정시에서는 사탐런의 유불리를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정시 수능전형은 등급보단 백분위와 표점이 중요한데 이는 당해년도의 탐구과목 간의 유불리, 난이도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고교 교사는 “사회문화와 같은 과목에 응시하면 전혀 학습이 안 된 일명 ‘노베이스’의 학생이더라도 어느 정도의 성적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흐름을 따라가다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탄탄하게 준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부동의 1등급을 받기엔 분명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