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이상현 기자] 자소서 전면 폐지 이후 유일한 학종 평가서류가 된 학생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공교육 대표주자인 서울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하 서교연)이 최근 공개한 ‘쎈(SEN)진학 2026대입 고3 학년 초 대입전형의 이해와 대비’ 자료집과 동영상에 학생부 관리 전략이 담겨 눈길을 끈다. 서교연은 교사들의 노하우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학생부 메커니즘에 대한 가장 정통한 노하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2026서울대 아로리를 통해 학생부가 내신을 뒤엎은 합격 사례가 공개되며 학생부 관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상황에서 ‘공교육 대표’로 서울 현장 교사들 중심인 서교연이 가장 잘할 수밖에 없는 학생부 관리 전략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자료집 기반의 진학지도 강의 동영상은 올해 학생부 기재요령 발표 이후 공개된 만큼 변경된 기재요령까지 반영된 자료라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높다. 특히 학생부 관리에선 학년별 차이점에 유의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하면서 2028대입개편의 대상인 고1의 학생부 기재요령의 변화가 크지만, 고2 고3은 지난해와 동일한 틀을 유지한다.
서교연 측은 학종 평가 핵심이 자기주도성에 있는 만큼 세특을 비롯한 학생부 곳곳에서 주도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소서 폐지로 중요도가 높아진 세특/창체/행특 등에서 자기주도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서교연은 합격생들의 세특 사례를 소개하며 자기주도성을 어떤 방식으로 부각해야 하는지도 설명했다. 동시에 3학년1학기의 경우 학생부가 꽃을 피는 시기인 만큼 1~2학년간 밟아온 과정을 바탕으로 수업/활동에서 관심분야에 대한 지식의 확장 혹은 심화가 잘 나타나야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학생이라면 학생부 관리에 더 철저해야 한다. N수생이 독식하는 정시 수능전형 제외 상위대학 수시 학종 문호가 다른 전형 대비 넓기 때문이다. 서교연에 따르면 최상위대학의 정시 수능전형 합격 비율은 졸업생이 65%, 재학생이 35% 수준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시는 재학생에게 불리하다. 재학생이 상위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은 수시 학종이 최선인 셈이다. 김장업 영훈고 교사는 “학생부 간소화로 졸업생들이 수능전형뿐 아니라 학종에도 많이 지원하는 추세이긴 하나 수능전형과 달리 합격 파이는 많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상위대학 문호 넓은 ‘학종’.. ‘내신 뒤엎는 학생부’>
2026학년 수시 학종 모집인원은 8만1373명이다. 학종은 교과전형보다 모집인원은 적으나 수도권 모집비율이 높다. 수도권 대학 기준 수시 전형 중 모집비율은 학종이 44.2%, 교과전형이 31.9%다. 이외 논술전형 12.5%, 실기전형 9%, 기타 2.4% 순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상위대학에서 교과전형보다 비율이 높아 상위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학종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만 무전공의 경우 교과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학종은 자소서 폐지, 학생부 서류 간소화로 교과 성적, 세특, 창체, 행특을 중점적으로 반영한다. 특히 최근 서울대가 공개한 2024학년 수시 합격자의 주요교과에 2등급이 다수 있다는 사례에서 부족한 내신도 세특을 비롯한 창체 행특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학생부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서교연은 학생부 관리 전략으로 꾸준한 학교활동을 꼽았다. 특히 3학년1학기까지도 끊기지 않고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1학년 탐색, 2학년 기본계획, 3학년 심화의 단계를 밟아서 학생부를 관리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3학년1학기까지 연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타 학년 활동 대비 1학년 활동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1학년 활동 역시 신경 쓸 것을 조언했다. 김선욱 서울여고 교사는 “3학년1학기는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학생부가 꽃을 피우는 시기인 만큼 학생부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세특의 경우 1~2학년간 밟아온 과정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상 확장/심화가 잘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주도성을 보여주기 위해 공동교육과정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학생부 관리 전략 중 하나로 꼽혔다. 공동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교사 수급 문제나 교내 시설 부족 등으로 재학 중인 고교가 개설하지 못한 과목들을 인근 학교와 협력해 운영하는 제도다. 결국 공동교육과정 이수는 재학중인 학교에 미개설된 교과를 추가적 노력을 들여 이수했다는 점에서 자기주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기주도 골자’ 학생부.. 학업/진로/공동체역량 ‘삼박자’>
서교연은 학생부 평가 요소인 ‘학업’ ‘진로’ ‘공동체’의 세 가지 역량을 잘 드러낸 사례를 통해 학생부 관리 전략을 소개했다. 최근 학종의 상향평준화로 학생 선별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세 가지 역량 모두 잘 드러나는 학생부가 경쟁력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학생부 관리에 있어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자기주도성이다. 세특 창체 행특 곳곳에서 자기주도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것. 쉽게 말해 스스로 얼마나 학습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얘기다. 특히, 세특의 경우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 시간에 대한 기록으로 내신을 뒤집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에 학업성취 진로탐색과 연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영훈고 김 교사는 “학종 기본 골자는 자기주도에 있다.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학업역량.. ‘세특에 주도성 담겨야’
학업역량을 부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세특이다. 학업역량 역시 자기주도성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세특에도 자기주도성이 드러나는 게 중요하다. 수업 전반에 대한 기록인 세특에 자기주도성이 드러나야 학생 스스로 학습 주제를 선정/탐구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교연은 자기주도성이 담긴 세특이 학업역량을 잘 드러낸 사례를 소개했다. ‘원소가 가진 성질을 왜 변화시킬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화학이란 무엇인가(피터 앳킨스)’라는 책을 읽고 독서탐구활동을 함’이라는 세특을 보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 스스로 탐구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태도가 좋은 점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어 ‘중성자수가 달라지면 동위원소가 되고 전자의 개수가 달라지면 양이온이나 음이온이 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양성자 수가 변할 경우 원소의 성질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독서기반 탐구를 함. 루이스 전자점식을 학습하면서 CO의 결합이 삼중 결합인 것에 의문을 품고 질문함. CO가 삼중 결합이 될 경우 C와 O의 원자가 전자 수에 부합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등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궁구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는 자세가 돋보임’에서도 스스로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이 계속 강조되며 자기주도적 면모가 드러났다. 서울여고 김 교사는 주도성이 담긴 세특의 우수사례를 소개하며 학생 스스로 움직인 부분을 찾아서 부각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주도성이 담긴 세특이 학업역량을 부각해준 또 다른 사례로는 확률과통계 수업에서의 포스터 제작이 있다. 카페인에 대한 통계 포스터를 제작한 활동으로 105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 문항을 제작, 청소년 카페인 섭취 실태/인식을 정리하고 자료를 분석해 시각화했다는 세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 포스터 제작이 아닌 설문 문항 제작, 설문 실시 등 학업에 대한 주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학업역량이 잘 드러난 세특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통계청 자료 조사를 통해 청소년의 97%가 카페인 음료 부작용을 겪었음을 제시, 청소년 카페인 섭취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했다는 점에서 지적호기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도 확인할 수 있었다. 희망 전공인 응용화학 관련된 내용을 확통이라는 교과목에 맞게 녹여낸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 진로역량.. ‘합불 가르는 전공 탐구역량/관심도’
진로와 전공에 관한 탐색 노력과 준비 정도를 평가하는 진로역량은 선발 주체인 대학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공에 대한 탐구역량과 전공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는 세특을 통해 부족한 내신도 일부 보완할 수 있다.
전공 탐구역량과 전공관심도의 중요성은 서교연이 소개한 회계 지원자들의 합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지원자 A B C 중 C의 교과 성적이 가장 높았고 진로/전문과목 교과 이수도 많았으나 C만 불합격했다. 전공 관련 교과목을 이수했음에도 상경계열 분야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세특 내용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합격한 A와 B는 세특에서 회계 관련 진로에 대한 열정과 과정이 잘 드러나 있었던 점이 확인됐다. 게다가 A와 B는 전공과 연관된 교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했다는 교과학습발달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나 C는 별도 언급이 없었던 상황. 서울여고 김 교사는 “전공 교과에 대한 탐구 역량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 지원자의 전공교과 분포는 2.5등급~2.87등급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비주요교과의 경우 3등급~5.25등급으로 편차가 컸던 만큼 관련 전공교과 성적이 우수한 게 우선이라는 사실도 상기했다.
전공 탐구역량과 전공 관심도를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동아리 활동이 꼽힌다. 희망 전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동아리에서 전공을 탐색하는 활동을 하거나 전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동아리에서 전공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가는 식이다.
전공 탐구역량이 잘 드러난 동아리 사례는 경영정보 지원자의 ‘빅데이터통계반’ 동아리 활동이다. 경영에 활용된 빅데이터 사례를 주제로 탐구활동 결과물을 작성한 활동으로 레스토랑 음식제조에 걸리는 평균 시간을 날씨, 교통 상황 등 15가지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배달직원이 레스토랑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을 계산한 후 음식이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태로 도착하도록 하는 미국판 배달서비스 앱을 빅데이터를 활용 경영 사례로 소개했다. 대학은 “동아리 내에서 진행하는 탐구활동을 통해 전공 관심도가 드러났다. 빅데이터가 경영과 마케팅에 활용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지원 전공에 대한 이해도도 함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빅데이터가 경영에 활용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전공 탐구역량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로 분석된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경영-빅데이터 사례와 달리 전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동아리에서도 전공 탐구역량을 드러낼 수도 있다. 서교연이 소개한 법학에 지원한 ‘심리학연구반’ 동아리가 대표적이다. 지원자는 심리학 용어 찾기 활동에서 범죄 심리학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조사하며 법학과의 접점을 찾았다. 만성 범죄자의 상습범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행동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서도 작성했다. 대학은 “심리학 동아리에서 법학과 연계될 수 있는 범죄심리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다. 보고서 작성을 통해 전공 적합성과 관련한 심화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지원 전공에 대한 관심도가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작성을 통해 전공 관련 심화 내용을 학습했다는 점에서 전공에 대한 탐구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여고 김 교사는 “의지만 있다면 어느 동아리에서도 희망 전공 관련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3학년1학기 맨 마지막 동아리활동을 유의미하게 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전공과 연계된 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동아리를 구성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 공동체역량.. ‘행특 중심으로 드러나’
학종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공동체역량이 부족한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차별성을 가져가기 위해 행특에 공동체역량을 부각하는 게 필요하다. 대부분 1~2학년 행특에서 공동체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3학년 담임은 새학기에 학생마다 1~2학년의 행특을 잘 읽어보고 지도 시 어떤 부분을 보강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 파악해야 한다.
공동체역량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행특의 예를 보자. ‘도덕성을 지닌 성실한 학생으로서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것을 중요시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모습이 모범적임. 다른 친구들이 기피하는 선도부, 아침청소도우미, 배식도우미에 지원해 1년 동안 성실하게 임함. 꾸준하게 개인 봉사 활동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임.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자신의 시간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에서도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격려하며 학습 방법을 차근히 알려주며 함께 해가는 모습이 돋보임’이 서교연이 소개한 행특 내용이다. 공동체역량 평가항목 중 나눔과 배려, 성실성과 규칙준수가 잘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특을 통해 공동체역량이 강조되는 케이스도 있다. 각기 다른 과목의 세특에서 유사한 내용이 관찰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지구과학 세특에서 ‘항상 성실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고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함으로써 수업 분위기를 주도하였으며 주어지는 과제물을 끈기 있게 해결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내면화하는 집중력이 있음’이라는 내용과 같은 맥락으로 일본어 세특에서도 ‘교사가 하는 질문에 항상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친구들의 사소한 질문에도 성의 있게 대답해 주는 등 활기찬 수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함. 모든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표의 질이 높고 타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음’이라 기재된 식이다. 일본어는 어문계열, 지구과학은 자연계열로 과목별 특성이 다른 교과목에서 일관성 있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공동체역량이 우수한 학생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