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2026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이 2만4883명으로 동결됐다. 최근 의정갈등의 여파로 신규 간호사 채용이 감소한데 따른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올해 간호대 입학정원 동결을 발표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간호인력의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단기적으로는 간호사 취업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별 모집인원 역시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간호대 정원이 결정된 가운데 의대정원은 아직 협의점을 찾지 못해 입시 현장의 혼선이 여전히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과 정부는 물론 유관 정부부처인 교육부와 복지부 마저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는 의대생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증원 전 정원인 2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제안했으나 복지부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협의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27일 국회에선 추계위가 의대정원 규모를 결정하는게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각 대학 총장이 모집 인원을 정하도록 하는 부칙을 통과시키면서 ‘깜깜이 의대정원’ 사태가 4월말까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6 간호대 정원 2만4883명.. ‘증원 중단’>
27일 보건복지부가 2026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을 2024학년 대비 1000명 증원한 수준인 2025학년 정원 2만4883명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간호대 입학정원은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단체 복지부 교육부 등이 참여한 간호인력 전문위원회에서 두 차례 논의를 거쳐 결정됐다.
그간 정부는 국내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간호대 정원을 늘려왔다. 간호대 정원은 2008년 이후 꾸준히 확대돼 17년 사이 약 2배가 증가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매년 700명씩 늘려 2020학년엔 2만1083명, 2021학년엔 2만1783명, 2022학년엔 2만2483명, 2023학년엔 2만3183명, 2024학년엔 2만3883명까지 늘었고, 2025학년엔 더 많은 1000명을 증원하면서 2만4883명까지 늘어났다.
다만 올해는 증원이 중단됐다. 임상 활동률의 증가와 맞물려 기존 간호사들의 사직률이 감소하고 있고, 특히 의정갈등의 국면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이 감소해 최근 간호사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병원에서는 의사 파업으로 진료량이 줄면서 이미 선발한 간호사들 마저 발령 대기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간호사 채용 계획도 미미한 가운데 올해 간호사국가시험 합격자 수는 2만376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채용 감소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물론 의정갈등이 해소되고 신규 간호사 채용도 다시 회복되면 간호대학 정원을 다시 늘릴 여지도 남아있다. 정부가 간호대 입학정원을 늘리면서 임상 간호사 수와 의료기관 활동률이 꾸준히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 당 임상 간호사 수는 한국이 5.52명으로 OECD 평균 8.4명에 비해 못 미친다. 즉 간호인력의 확충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루었으나, 단기적으로 간호사 채용 여건이 악화된 점 등을 감안하면 고용확대 정책의 추진, 효과 모니터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이번 정부의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024년 9월 간호법 제정에 따라 예측 가능한 교대 근무와 간호사 인력 배치 확대 등 간호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더 좋은 근무환경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진료지원간호사 제도화와 더불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확대,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 등 신규간호사 채용을 견인하는 정책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정원’ 여전히 안갯속.. 대학에게 책임 떠넘긴 정부>
의대정원은 여전히 안갯 속이다. 특히 교육부와 복지부의 입장 역시 갈리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해 의대증원 규모를 다시 0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복지부는 “협의된 바 없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다.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할 뿐 명확한 숫자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대정원의 공은 4월말 대학에게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7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통과시킨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 안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한해 각 대학 총장이 올해 4월30일까지 자율적으로 모집 정원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 자율 증원을 시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의대 증원이라는 민감한 현안을 대학에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도 거센 상황이다.
결국 수험생은 4월30일 발표되는 전형계획 수정본을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의정갈등이 1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월 전까지 의대 정원이 합의점을 찾을 가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자율로 진행할 경우 현재로선 대학별 모집인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2025학년의 경우 지거국은 50%, 사립대는 100% 증원분 반영으로 통일된 흐름을 보였지만 2026학년에는 대학마다 교육 여건이 달라 정원이 중구난방일 수도 있다. 유지일지 증원일지 또한 알 수가 없다. 한 교육전문가는 “2026학년에도 4년 예고제는 모조리 무시한 채 갑작스레 뒤집히는 교육정책 속 피해자가 됐다. 수험생들은 2년 연속 깜깜이 대입에 놓였다. 4월 말까지 대학이 의대 정원을 확정짓거나, 정부가 정원을 명확히 배분해주거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